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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는 말
두 달(좀 더 정확히는 한 달 반) 전, 망상바다수영대회 게시글을 카페에서 보고 참가신청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그때 난 수영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 겨우 한 달 밖에 안 되는 상태였기에 2km라는 거리가 만만하지는 않았다. 수영장에서의 자유수영 경험으로 보면 체력이나 거리에 큰 문제가 없었지만, 바다수영에는 또다른 기술과 경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그리고, 웬지 모를 긴장과 두려움...). 며칠 후, 한강수영을 공짜로 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어 몇 번 나가보면서 야외수영에 대한 경험을 쌓으니 약간은 안심이 되었다. 좀 더 많은 수영 훈련과 경험을 통해 자신감을 쌓고 싶었으나, 회사 일이 바빠 훈련은 고사하고 아침 수영강습에도 빠지는 날이 많았다. 최악의 경우 대회가 치러지는 날까지 회사에 나가는 불상사가 생길 수도 있었으나, 다행스럽게도 8월 10일에 서비스가 오픈되어 망상으로 갈 수 있게 되었다.
2. 가자, 망상으로
8월 11일 토요일, 후발대 차량에 가족과 함께 탑승해서 긴 여행 끝에 저녁에 망상해수욕장 도착했다. 바다에 들어가 물맛이라도 보고 싶었으나 다음날 아침을 기약하며 참기로 했다.
8월 12일 일요일, 드디어 대회날이 되었다. 바람은 세차고 파도는 거세다. 500m 경기가 먼저 치러지는데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이러다가 대회가 취소되는 건 아닌가 불안한 마음도 든다. 오전에 물맛도 좀 보고, 연습도 좀 하려 했던 계획은 옆지기의 만류로 무산되었다. 1km 대회도 500m로 치뤄졌고, 2km 대회도 마찬가지로 한단다. 5경기인 어린이대회가 미뤄지면서 2km 대회가 예정보다 많이 당겨져서 진행되었다. 수모를 지급받고, 음주측정을 한 다음 나는 제일 오른쪽 편에 섰다. 중도 포기자가 많아서 그런지, 안전을 위해서 거리는 더 당겨져 400m도 안 되는 듯했다. 수온과 파도를 미리 경험해 보지 못한 상태라 약간 긴장되었다.
출발신호가 울리자 사람들이 물에 뛰어 들어간다(출발신호를 못 들었지만 사람들이 물에 들어가는거 보고 따라 들어감). 시계를 작동시키며 물에 들어가, 수온에 적응하기 위해 걸어가면서 두 손으로 물을 떠 몸에 적셨다. 일렁이는 파도에 적응되지 않았지만 앞으로 나아갈 수는 있었다. 얼마쯤 가다보니 오른쪽 다리에 경련이 나려는 듯한 느낌이 와서 멈춰서 보니 중앙 로프 너머에 있는 구조정이 너무 멀다. 그리고, 중앙 로프까지도 가까운 거리는 아니다. 경련시 제자리에서 풀 수 있는 능력이 안 되는데... 발을 안 움직이고 살살 헤엄쳐 보니 괜찮다(휴--). 경련의 느낌이 없어져도 재발을 막기 위해 발은 많이 움직이지 않았다. 여기서 한 가지 깨달을 수 있었던 건 완영과 포기는 결국 백지 한 장 차이라는 것이다(나는 재수가 좋았다). 오래지 않아 반환점에 도착하여 손에 고무줄을 걸고 되돌아 가기 시작한다. 반환점까지 갈 때는 바깥쪽에서 출발했기에 편하게 갔는데, 되돌아 올 때는 사람들이 많아 엉키는 느낌을 받는다. 진행방향(각도)이 서로 달라 부딪힐 뻔하기도 하고, 뒤에서 내 다리를 긁기도 하고, 평영하는 앞사람을 피해가기도 했다. 파도는 좀 있지만, 물은 깨끗하여 마치 손을 뻗으면 바닥에 닿을 듯한 느낌이 든다. 2km 대회라면 바다 구경도 하고 좋았을 거 같은데, 모두 바삐들 움직인다. 물밖으로 나와서 도착지점으로 뛰어가는데, 골인지에서 한줄로 서있다.ㅋㅋ. 줄서기까지 9분 8초 걸렸고, 줄서서 기다리다가 수모를 반납하기까지는 11분 25초 걸렸다. 9분 8초 동안 400m 헤엄쳤다고 가정하면 속력은 2.63km/h. 뒤에도 몇 명 있었으니 꼴찌는 아닌데, 완영의 기쁨보다는 아쉬움이 크다. 거리가 너무 짧다고 투덜대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오는데, 안전을 위한 주최측의 최소한의 배려라고 위안할 수밖에... 마치고 생각해 보니 부드러운 수영을 하지 못하고 거친 수영을 한 것도 아쉬움으로 남았다. 다음엔 부드럽게 할 수 있기를...
3.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내겐 너무 멀어. 휴가를 마치고 서울로 돌아오는 사람이 많아서 그런지 차가 많이 막힌다. 잠실엔 23시 30분경 도착해서 택시를 타고 집에 갔다. 수영도 여행도 좋아하지 않으면서, 함께 가자는 나의 말에 선뜻 응하고, 힘든 내조를 마다하지 않은 족구황후 옆지기에게 고맙다. 태어나 가장 긴 여행을 했을 족구공주 이지, 어른도 참기 힘든 장도에서 큰 투정 안 부리고 잘 참아준 이지에게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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