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적이

 번호: 147 작성일시: 2007-12-31 23:31:18 (61.75.39.172)
제목    2007.12.31.월. 2007년 한 해 수영을 돌아보며
이름    수학맨 조회 : 3862  

오늘 K1 다이너마이트에 출전한 김영현과 최용수의 패배, 야렌노카에 출전한 추성훈, 최홍만의 패배가 마음이 아프다.
짧은 시간에 패하긴 했지만 그래도 세계 최강 효도르에 맞선 최홍만의 선전은 좋았다.

올해(2007년) 내게 가장 특별한 일이 있다면 수영에 입문한 것이다.
물론, 어릴 때부터 시골 도랑에서 물놀이를 즐기긴 했었지만 그건 그저 물놀이요, 막수영이었을 뿐이었다.

1. 도입

운동 부족으로 인하여 점점 불어가는 체중을 감당할 수 없어 운동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다.
살이 찌니 뛸 때 뒤뚱거리는 건 물론이고 걷는 발걸음도 무겁고 둔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퇴근 시간이 일정치 않아 운동이 사실상 어려웠다.
출근길에 서울시교육연수원에서 자유수영을 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옆지기와 협의하여 자유수영을 시작하게 된 건 5월 말경.
옆지기와 딸이 자고 있을 때 홀로 집을 나오기가 미안하지만, 어차피 하기로 했으니 열심히 하기로 마음먹었다.

2. 시작은 자유수영으로 - 6월

이왕이면 강습을 받는게 좋겠지만, 서울시교육연수원은 두 달에 한 번씩 끊는다고 하여 6월까지는 자유수영만 했다.
5월 31일, 처음 연수원 수영장에서 25분(대략) 동안 25m 레인을 15회(750m) 왕복했다. 1회당 100초 걸리는 속력으로써 1.8km/h이다.
5분에 3회 왕복하는 속력, 뿌듯했다. 750m를 쉬지 않고 돌았다는 것 자체가 대단하지 않은가.

5분에 3회 왕복하던 속력은 오래지 않아 4분에 3회 왕복(1회당 80초)할 수 있게 빨라졌고, 한 달이 지나자 1회당 70초도 가능하게 되었다.
어느 날은 양쪽 겨드랑이가 쓸려 벌겋게 되기도 했고, 그 이후로는 겨드랑이 쓸릴까봐 조심해서(약간은 겨드랑이가 벌어지게) 헤엄쳤다.
밤샘 근무를 하고 집에서 두 시간 자고 나와서 출근길에 수영하기도 했고, 일찍 일어난 날은 두 시간 자유수영을 끊어서 30회씩 두 번(합이 60회) 왕복하기도 했다.
몸이 피곤했는지 입술물집이 생겨 고생하기도 했다.

철인3종경기 제주도대회 지역별 예선 통과 기준(수영)이 3.9km를 수영장에서 1시간 40분 안에 하는 것이다(3.9km/1시간40분 = 2.34 km/h).
수영을 시작하면서, 그것이 하나의 목표이기도 했고 1년 안에 이룰 수 있을까 궁금했는데, 한 달 안에 그것을 이뤘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철인경기 지역별 예선 통과가 없어졌다고 한다(오래된 책을 보았기에...).
어쨌든 굉장히 멀게 느껴졌던 그 첫번째 목표는 자유수영 한 달만에 이룬 셈이다.

3. 초급반 강습받다 - 7~8월

드디어 생애 최초 수영 강습을 받기 시작하여 숨쉬기부터 제대로 배우게 되었다.
8월 둘째주에 계획된 망상바다수영대회를 앞두고 많이 배우고 많이 연습을 해야 했지만, 회사 일이 많아 그러지 못했다.
주당 80시간 이상씩 회사에 있었고, 마지막 주엔 99시간을 회사에서 보냈다.
바쁜 와중에도 한강 수영에 참가하여 야외수영에 대한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던 건 7월의 큰 수확이었다.
한강 도영도 사실은 굉장히 멋 훗날의 목표였으나 이 또한 기회가 되어 의외로 쉽게 이룬 쾌거였다.

8월엔 망상바다수영대회에서 바다수영에 대한 도전과 재미를 느껴보고 싶었으나 너무 차고 높은 파도로 인해 거리가 1/5로 단축되어 아쉬움이 남았다.
8월 하순엔 휴가가 있어 수영을 좀 더 많이 할 수 있었다.
올해 안에 과연 이룰 수 있을까 막연하던 3.0km/h의 목표를 휴가 마지막날에 이뤘고, 수영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그날의 기분은 아직도 잊을 수 없다.
30분 이상씩 지속적인 수영을 하면서 속력을 올린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기에 3km/h는 꿈과 같은 것이었는데 이 또한 생각보다 빨리 이루었다.

4. 하반기 수영 - 9~12월

아직 부드러운 수영을 하지 못한다는 점, 그리고 고쳐야할 자세가 많다는 점.
그것은 앞으로 계속 다듬을 게 있다는 것이고, 그러는 동안 속력 또한 많이 올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계속 자세를 배우고 익힌다고 해도 속력을 올리는 것은 정말 뼈를 깎는 훈련없이는 안 되는 거 같다.
1.8km/h에서 2.5을 넘어서 3.0으로 올리기도 힘든 일이었지만 그로부터 3.1, 3.2, 3.3으로 넘어가는 과정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현재까지의 최고 속력은 9월 6일에 세운 3.26km/h(2km를 36분 48초에)의 속력이다.

장거리수영에만 관심이 있었던 내게 새로운 경험과 도전을 할 수 있게 해준 건 11월 25일에 잠실에서 있었던 제1회 랠리배 대회었다.
대회를 얼마 안 남겨둔 상태에서 참가 신청을 하게 되어 많은 훈련을 할 수는 없었다.
그래도 그 대회를 앞두고 나름대로 스타트와 턴, 그리고 단거리 경기를 위한 훈련을 하게 되었다.
처녀 출전한 대회, 창피만 당하지 말자고 생각하고 경기에 임했다.
자유형 100m에서는 1'20"91, 50m에서는 33"94. 중간 정도는 한 거 같다.

이제 영법으로는 접영까지 배웠다.
하지만 아직 어떤 영법도 완벽하지 않다.
자유형, 배영, 평영, 접영. 어느 영법으로든 자세를 무시하면 100미터는 진행할 수 있다.
같이 강습받는 사람들에 비하면 평영이 너무 안 된다.

5. 맺음

처음 수영을 시작할 때, 운동을 통해 몸을 가볍게 하는 게 목적이었다.
아직 몸이 그리 가벼운 건 아니지만 더 이상 그건 목적이 아니다.
한 달이나 지속적으로 할 수 있을까, 의심이 들었는데 벌써 반 년이 넘었다.
수영을 더 재미있게 하고 더 배우기 위해 6월 하순에 가입한 수영사랑 동호회에서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많은 걸 배웠고 즐기고 있다.
내년엔 영법의 완성 외에 더 큰 목표를 이루고, 또한 더 즐겁게 수영을 하고 배울 수 있기를 저물어가는 2007년을 몇 분 안 남긴 시점에서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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