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적이

 번호: 30 작성일시: 2004-03-03 12:58:39 (210.217.39.116)
제목    2004.03.01.월. 장안 족구, 대림 훈련.
이름    족구황제 조회 : 3957  
1. 발단

연휴도 있고 해서 토/일/월 줄기차게 족구를 할 기대에 부풀었으나 회사 일이 급해 토요일도 일요일도 늦게까지 일해야 했다.
월요일에도 나가서 일해야 함이 도리이나 내 일은 어느 정도 마무리되었기에 급한 일이 있으면 나가기로 약속하고 퇴근한 일요일 밤. 꽃미남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이미 21시가 넘은 시각인데 아직도 회사에서 근무중이란다. 다음날 9시까지 24시간을 채워서 일한단다. 퇴근하면서 장안으로 족구하러 가면, 12시까지는 할 수 있다고 같이 가자고 한다. 이런 기특한 녀석.
오후엔 회사에 나가야 할 지도 모르는 일, 오전에 족구할 수 있다는 게 천운이라 생각된다.

2. 전개 

아침을 먹고 옆지기와 함께 서부간선도로, 강변북로, 동부간선도로를 거쳐 장한평역에서 꽃미남을 태우고 장안근린공원에 갔다.
근데, 강형님을 비롯한 회원분들이 어디론가 가시는 거다. 알고보니 7시부터 족구를 해서 이제 철수하고 아침식사하러 가신단다.
나야 홀로 연습하면 되는데, 나를 불러놓고 이렇게 되어 미안한 마음에 꽃미남의 얼굴에 슬픔이 고였다. 그 또한 24시간 근무에도 불구하고 족구할 수 있다는 생각에 무거운 몸을 가쁘게 재촉해 왔을 터인데...
몸을 풀고 있는 동안 강형님께서 식사를 마치고 오셨다. 한 게임만 같이 하자고 하셔서 했는데 5세트 이상 하게 되었다. 바쁜 일정에도 각자의 일정을 미루고 함께 해준 동대문 회원님들께 깊이 감사드린다. 물론, 불러준 꽃미남에게도 깊은 고마움을 느낀다. 

3. 위기 

꽃미남을 장한평역에서 내려주고 집으로 향했다. 삼일절날 오후 모임에 참가의사를 미정으로 올렸던 토비에게 전화하니 교회 행사에 왔고, 어려울 거란다. 불참 의사를 올렸던 왕발형에게 전화하니 받지 않는다. 요즘 무슨 일이 있는 걸까?
집에 가서 점심을 먹고, 잠이 오는 아기 재워주러 가서 같이 잤다. 3시 넘어 일어났다. 설거지를 해야 하나, 물소리에 아기가 깰까봐 컴퓨터로 왔다.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동료들에게 MSN으로 물어보니 내가 회사에 꼭 가야 할 상황은 아니다. 그런 상황 얘기를 하는 동안 아기가 일어나 설거지를 한다. 내가 일어날 때 잠이 깨었나 보다. 

4. 절정 

일단, 지금 당장 회사에 갈 필요가 없다고 생각되니 족구하러 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먼저 가서 운동하고 있으란 옆지기의 말에 따라 대림운동장으로 갔다.
청솔회원 8명이 열심히 하고 있는데, 낄 상황이 아니다. 둘만 되어도 어떻게 해보겠는데 혼자서는 같이 하자고 말할 용기가 나지 않는다. 그냥 홀로 연습했다.
줄달린 족구공으로 연습을 했는데, 한 시간도 안 되었는데 고리가 부러져버렸다. 1000번도 안 찼는데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지... 지난번에도 하루 연습하고, 두번째 연습하던 날 고리가 빠져서 A/S 보냈다가 돌아온 것인데 또다시 한 시간도 안 되어 고리가 완전히 부러지다니... 부러진 고리는 어쩔 수 없는 거고(또 A/S를 보내도 별 방법이 없을 테다) 그냥 줄을 묶어 사용했다.
그렇게 두 시간 가량을 홀로 연습했다. 옆지기가 피곤할 텐데 친히 찾아주었다. 홀로 연습한 것이 실전에선 어떤 효과를 거둘 것인지 게임을 해봐야 알겠지만 상황이 안 되니 그냥 홀로 연습을 계속했다. 

5. 결말 

마지막으로 옆지기와 함께 대림운동장을 네 바퀴 걷고 집으로 돌아왔다.
내겐 그저, 바쁜 일정으로 아침부터 열심히 운동하고 돌아간 동대문팀이나, 즐겁게 휴일 오후를 보내고 있는 청솔팀이 부러운, 절실히 요구되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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