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적이

 번호: 79 작성일시: 2006-10-02 22:15:51 (61.75.39.232)
제목    2006.10.02.월. 디지털 구로. 넥타이마라톤대회.
이름    수학맨 조회 : 3456  

넥타이마라톤대회의 진실은 과연 무엇인가?
기사는 모두 멋드러지게 났다.

  • <사진-832> 넥타이 마라톤 대회   연합뉴스 | 2006.10.02 20:15
  • 2일 서울 구로구 주최로 열린 '제4회 벤처인 넥타이 마라톤' 대회의 참가자들이 넥타이를 휘날리며 4Km의 코스를 달리고 있다.//사회/ 2006.10.2
  • 넥타이 매고 달리기   세계일보 | 2006.10.02 19:45
  • ... 구로구 도림로 일대에서 열린 ‘벤처인 넥타이 마라톤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이 넥타이를 맨 운동복 차림으로 달리고 있다. 이 대회는 디지털 단지로 변모한 구로의 이미지를 알리고 직장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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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아래는 구로구청에 올린 글(http://www1.guro.go.kr/click/click04_08.jsp?sub_ch=6)인데, 급하게 쓴 글이라 삭제되거나 무시될 가능성도 있다.
적절한 대꾸가 없다면 나중에 다시 정리하여 인터넷신문고에 올리든가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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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오늘 넥타이마라톤대회에 참가했던 사람 중 한 명입니다.

이렇게 글을 쓰게 된 이유는 다시는 그 대회를 하지 말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입니다.

 

대회 준비하신 관계자분과 협찬해 주신 분들, 교통 통제에 고생하신 여러분과 대회 참가자 모두 수고하셨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하지만, 마라톤대회가 이래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달리는 사람 입장에서는 너무 위험했기 때문입니다.

이번이 벌써 4번째 개최되는 대회인데 이 정도이면 지난 대회에서는 어땠을 지 상상이 갑니다.

 

저는 유모차에 아기를 태우고 맨 뒤에서 그냥 가볍게 걷는 기분으로 참가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방해 안 주려고 맨 뒤에서 출발하게 되었습니다.
후미 주자들과 함께 구청을 빠져나와 도로로 접어들었는데 뒤에서 경찰차가 빵빵거리며 빨리 가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정말 기가 막히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재촉하니 안 달릴 수 없어 사람들을 추월하며 가볍게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이 달리고 있는데도 옆 차선으로 차들은 쌩쌩 달리고, 경찰이 우회전 금지시키는 곳에서 운전자가 사람들 달리는 곳을 뚫고 들어가기도 하더군요.

공단쪽으로 들어가서는 차도는 차들이 달리고 사람들은 인도로 다니더군요.
저는 유모차를 밀면서 차들을 신경쓰며 차도를 달렸습니다.

마지막 큰 교차로(네거리) 부근에서는 차들은 신호에 따라 움직이고, 대회 참가자들은 무법천지로 도로를 가로질러 다니더군요.
주자들은 앞사람을 따라 다니는데, 어느 순간부터인지는 모르지만 줄이 그렇게 된 거라는 짐작이 들더군요. 처음부터 그렇게 되지는 않았을 텐데 말이에요.

아무튼, 주자들은 차도로 달려야 되는데 인도와 차도를 가르지르며 위험천만하게 다니더군요. 차들은 그러한 사람들에 연연하지 않고 달리고 있고...

 

제가 많은 마라톤대회에 나가 본 건 아니지만 이처럼 무질서한 대회는 없었습니다.

대회 참가자들은 위험하고 운전자들에게 눈치보이고, 교통 통제하는 분들도 나름대로 힘들고, 운전자들에게도 짜증나는 그런 엉망인 대회가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제가 경험했던 춘천마라톤대회의 경우는 수십킬로미터에 달하는 춘천댐 주변을 양방향 전면통제하여 참가자들이 맘껏 달리고 쉴 수 있는 오로지 자신과의 싸움만을 하며 달릴 수 있는 대회였습니다. 그곳은 지방이었으니까 그게 가능하다고요?

동아마라톤대회에서는 광화문에서 잠실까지 서울 도심을 가로지르지만 나름대로 많이 체계회되어 있어서 달리는 자동차를 크게 신경써야 할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잠실 도착지 부근에서 교차로에서 잘못 걸리는 운전자는 두 시간 이상 기다리는 재수없는 경우도 있지만 자신이 맡은 통제구간에서 운전자와 실갱이를 벌이면서도 주자들의 안전을 제일 우선으로 했던 경찰분들께 너무도 고마웠습니다.

 

오늘의 넥타이마라톤대회는 어땠나요?
구로공단의 이미지를 벗고 디지털단지로서의 깨끗한 벤처 이미지를 알리고자 하는 대회 아닌가요?

넥타이를 하고 달린다는 이색적인 취지로 언론에 좋은 모습으로 실리면 그만인가요?

예산이 없어서 그렇다고요? 그렇다면 참가비를 만 원이라도 받으면 어떤가요?

주자들의 수준이 낮아서 그렇다고요? 그렇다면 참가자에 제한을 두셨어야죠. 제한 시간 30분 안에 도착 가능한 사람이라거나, 18세 이상의 나이제한을요.

그러한 제한을 두지 않았다면 통제에 더 신경을 썼어야 하지 않았을까요?

인원이 없었다고요? 중고등학생 자원봉사 지원을 받아도 되지 않았을까요?

그것도 부족했다면 장소를 안양천으로 했으면 어땠을까요?

 

제가 납득할 수 있는 변명을 듣고 싶습니다.

납들시킬 수 없다면, 다음 대회에서도 오늘과 같을 거라면 넥타이마라톤대회의 폐지를 촉구합니다.

그래도 강행하겠다고 한다면 양대웅구청장님께서도 꼭 한 번 참가해 보시라고 권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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