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참가한 대회.
훈련이 부족했던 만큼 힘든 대회였다.
21.0975km, 2:23:03, 8.85km/h.
비가 오는 날씨. |
내 전용 도우미, 옆지기. |
몸풀기. |
20040509_r04.JPG |
출발 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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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
기다리고 있는 옆지기. |
10km 근처에서 |
함께 달리며 옆지기가 찍음. |
하늘공원에 놀러 간 |
옆지기. |
골인지 근처. |
무사히 완주하다. |
모자에 눌린 머리. |
오늘의 주역은 당신. |
오른발. 물집 안 생겼다. |
코스도 |
대회 후기
올해로 3회째
맞는 IT 마라톤대회.
내가 IT 업종에 종사하기 때문일까?
1회때부터 줄곧 참가하고 있다.
2002년도엔 1시간 42분대에 하프를 뛰었고, 작년엔 옆지기와
함께 10km를 1시간 29분대에 뛰었다.
지금까지 풀코스 3회, 하프는 십수회 뛰었지만, 오늘의 하프
기록이 최악이다.
원인은 훈련부족.
작년 5월에 20km LSD(하지만 그때 속력이 지금보다 빨랐다)
이후로 10km 이상을 뛰어본 적이 없다.
5km를 뛰어본 적도 다섯 번도 안 되는 듯하다.
집에서 어쩌다 한 번 트레드밀을 하는 것도 짧고 가볍게
뛰었던 것이 전부였다.
어제는 관악산 등산에다, 족구까지 하였으니 다리 근육은
뭉쳐 있었다.
2시간 30분의 완주를 목표로, 뛰어보고 안 되면 10km만 뛰고
들어오는 걸로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오랜만에 대회에 나가려니 정신도 없고 긴장도 된다.
임신중인 옆지기는 집에서 쉬어도 되건만 대회장으로 같이
갈 준비를 한다.
아침은 김치찌개로 평소보다 많은 양의 밥을 준다. 반만
먹고 싶지만 다 먹었다.
수박까지 준다. 아, 배부르다.
혼자 가면 지하철 타고 가려고 했는데, 옆지기가 같이 가니
차를 가지고 갔다.
주차비가 5,000원이라고 했는데, 다행히 경차라서 2,500원만
받는다.
역시 경차는 좋다. 공영주차장에선 반값이라서.
홀로 몸을 풀어보지만 다리 상박 근육은 여전히 뭉쳐있다.
천천히 뛰다보면 풀어지겠지.
그러나 5km를 뛰어도 풀어지지 않았다.
오랜만에 대회에 참가하다보니 출발전 잊었던게 있다.
소변이 마렵다.
계속 참고 가다가 9km쯤 되었을 때 공원 화장실에서 해결했다.
10km 다 와 갈 때(골인지 근처 대로), 옆지기가 우산을 쓰고
응원하고 있다.
2시간 10분쯤에 들어오겠다고 했다. 사실 힘 좀 내면 2시간
안에도 들어올 수 있을 거라는 자만도 했다. 예전같으면
그게 뭐 문제였겠나.
그러나, 마라톤은 철저하게 정직하다.
훈련부족인 사람에게 즐겁게 달리도록 만들어주지는 않는다.
뭉친 근육은 10km를 지나도 풀리지 않는다.
12km를 지날 때쯤엔 신발 안에서 굵은 모래도 느껴진다.
빼내고 뛸까도 생각했지만 멈출 수 없다.
신경이 쓰이지만 계속 달린다. 결국, 완주한 뒤에 벗어보니
제법 굵은 모래알이다.
다행스럽게도 발바닥엔 이상이 없다.
탄수화물이 고갈되었는가, 힘도 빠지고 속력도 점점
떨어진다.
후반부에는 몸도 풀리고 자연스레 속력이 붙어야 하는데,
이도 훈련부족인 사람에게는 허용되지 않는 사치인가 보다.
지쳐 쓰러질 것 같던 내게 구원의 손길이 보인다.
15km 지점에서 물, 바나나, 양갱, 게토레이를 하나씩 먹고
마셨다.
이제 좀 힘이 난다. 하지만 그 효과는 1km 정도밖에 안 간다.
1km 마다 거리표시가 있지만 왜 그리 멀게 느껴지던지...
19km 근처 오르막길에서는 걷기까지 한다.
이후 몇 번 더 걸었는데, 그렇게 하지 않으면 근육 경련으로
나중엔 걷기도 힘들 것 같았기 때문이다.
드디어 멀고 멀었던 골인지 근처 대로에 접어들었다.
카메라도 있고 하니 좀 힘내서 뛰어본다.
대로를 꺾어 골인지 길로 접어드니 옆지기가 있다.
사진을 찍어주며 같이 달리기까지 한다.
드디어, 골인.
기록은 2시간 23분 3초.
하프를 처음 뛰었을 때, 발바닥 물집이 터지고 피가 나
양말에 붙어버려 양말이 떨어지지 않았을 때의 기록보다도
못하고, 대회를 사흘 앞두고 인라인스케이트 사고로 걷기도
힘든 상황에서 참가했을 때의 기록보다도 못하다.
처음 출발할 때는 기록에 연연하지 않고 뛰어야겠다고
다짐을 했지만, 뛰면서 기록에 연연했다. 2시간 15분 안에는
들어오려 했던 것이다.
마라토너 제일의 거짓말은 또 한 번 입증된 셈이다.
"완주가 목표다.", "천천히 뛸 거다."
결국 그 집착이 처음부터 오버페이스를 불렀나 보다.
그래도 만족한다.
오랫동안 장거리 달리기를 안 했는데도 완주를 했기에...
나보다 더 힘든 하루를 보낸 옆지기에게도 감사한다.
대회준비한 관계자, 자원봉사, 참가 선수 및 가족 여려분
모두 고생하셨습니다.
관련 링크
IT마라톤 : http://www.itmarathon.com